어제 쓰추안(사천)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검색을 이용해주시고, 여기서는 정말로 일상적인 반응들을 소개시켜 드리려 한다. 그리고 이번 지진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를 빌며, 행방불명자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시작하기 전에 본인은 베이징에 거주중이다.
오후 2시쯤. 둔한 본인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자 문자들이 왔다. "너 떨림 못 느꼈어?" 으응?? 떨림? 하지만 보도매체는 조용하기만 했다. 하다못해서 저녁 뉴스에조차 어떤 일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단지 원쟈바오 총리가 쓰추안으로 날라간다는 소리밖에...그리고 저녁 9시가 되자 대대적으로 이 사태를 알리기 시작한다.
문제는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의 공백의 7시간!
베이징에서는 유언비어가 나돌기 시작한다.
“5月12日晚22时至24时北京局部地区还要发生2至6级地震”
"5월 12일 저녁 22시부터 24시까지 베이징의 몇몇 지역에서는 2에서 6급의 지진이 또 발생한다."
그리고 이 유언비어는 사실상 거의 모든 베이징 시민이 듣게 되었고 대부분이 이 사실을 믿고 베이징을 벗어날려는 사람과 공황에 빠진 사람들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지금의 현대 과학 기술로 저정도의 정확한 지진발생시간까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부에서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사실이 아님을 밝힌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었다. 왜냐하면 베이징은 지진에 대한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1976년 베이징에서는 진도 7.8의 강진으로 24만명이 사망되었다고 추정된다.(중국 정부 발표는 3명, 당시 중국 정부는 대외 지원을 받지 않아서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려움. 하지만 3명은 완벽한 거짓말)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지진에 대한 고통을 가지고 있는 베이징 시민들은 이 일에 대해서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킬 수가 없었다. 중국 친구가 뼈 있는 유머로 해주는 것이, 흔들림이 느껴지자 다들 허겁지겁 뛰어내려가서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밖에서 두런 두런 공포에 떨면서 모여 앉아 있었다고 한다.
사천의 지진으로 지금까지 9219명이 사망했고, 6만명이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보도가 나오는 판에 이런 말을 하면 안되겠지만, 베이징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중국 정부는 발표했지만, 2007년에 7월과 2008년 3월에 위구르에서 강진이 있었고, 5월에는 쓰추안에서 강진이 있었다. 그렇다면 역시 지반이 강하다고 할 수는 없는 베이징도 불안해진다. 솔직히 본인은 살짝 불안하다.
그나저나...이거 과거 시대였으면 왕이 하늘의 죄를 빌던가, 아니면 책임을 물어서 자리에서 쫒겨날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구나. 거..참....베이징 올림픽이라는 경사를 앞둔 중국의 액떔이려나?
잡설 :
1) 룸메이트의 쓰추안친구녀석이 저녁 9시쯤 전화가 왔다. 사천대학교 학생인데, 지금 붕괴위험때문에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는데 건물 밖에서 자야된다고 한다. 그래도 죽지 않은게 다행이려나...
2) 한 초등학교는 수업중에 건물이 폭삭 내려 앉자서, 안에 있던 수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고 한다. /애도
3) 룸메이트 녀석이 해준 말인데, 유언비어를 듣고 같은 반 일본여자애는 일본에 전화를 하면서 엉엉 울었다고 한다. 으음;;
4) http://news.sina.com.cn/z/08earthquake/index.shtml (시나왕의 스추안지진 특집)
5)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 한국대통령의 위로성명이나 지원성명이 없다. 장난하냐? -_- (본인이 모르는 것이길 바란다.) 오늘 오후 이명박 대통령의 위로 성명이 있었다고 한다. 더 빨리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을 가지고 왜 그래야 하냐고 하는데,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일에 도와주면서 상대국가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으며, 외교에서의 기본적인 상식이다. 위로 성명한다고 돈 들지 않는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상대방도 똑같은 인류이다. 인류의 고통을 모른척 하고 싶은가? 그러고 싶은 분들이 많은듯 하다.
이 글 만은 악플을 삭제할 것입니다. 같은 인간으로서 슬퍼해야 할 사건에 슬퍼하지 않는 자는 인간으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