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노무현정>과 <유시민정>
▷ 환자 - 선생님, 확실한 처방을 좀 내려주세요.
▶ 의사 - 어디가 아픈데요?
▷ 환자 - 지금 현재론 크게 불편한 데는 없습니다. 그동안 곪았던 종기도 어느 정도 아물었고 허리 디스크나 관절도 이상이 없습니다. 특히 평생 나을 것 같지 않던 울화병도 이제는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 의사 - 그렇다면 별도의 처방을 받을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 환자 - 그렇지만 저는 한시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의사 - 그건 왜요?
▷ 환자 - 워낙 지병이 깊어서 약을 끊는 순간 온 몸의 피부 조직이 당장 곪아 터지고 울화병이 도지기 때문에 무슨 약이든 먹어야만 합니다.
▶ 의사 - 그럼 지금까지 복용해오던 약을 계속해서 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 환자 - 계속해서 약을 먹을 수가 없게 되어서 찾아 왔는데요?
▶ 의사 - 왜요? 담당 의사가 처방전을 안 끊어줍디까?
▷ 환자 - 그런 것이 아니고.....
▶ 의사 - 아니라면, 약값이 갑자기 올랐나요?
▷ 환자 - 차라리 약값이 오르기라도 했으면 괜찮지요.
▶ 의사 - 처방전도, 약값도 아니다? 계속해서 약을 먹지 못할 사정이란 게 대체 뭡니까?
▷ 환자 - 제약회사에서 더 이상 약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 의사 - 아니 왜요?
▷ 환자 - 원래 5년간만 한정생산하기로 하고 설립한 회사라 올해가 마지막 생산년도입니다.
▶ 의사 - 제약회사 이름이?
▷ 환자 - <참여제약>
▶ 의사 - 약은?
▷ 환자 - 항생제 <노무현정>입니다.
▶ 의사 - 아! <노무현정>......
▷ 환자 - 유명한 항생제이지요.
▶ 의사 - 글쎄요....너무 고단위라 함부로 처방을 잘 안 해주는 약인데...
▷ 환자 - 저는 지금까지 먹어 본 약 중에서 제일 효험이 좋던데요? 부작용도 없고......
▶ 의사 - 어느 의사가 처방해 주었습니까?
▷ 환자 - 의사가 아니고 <노사모>라는 민중의술 단체에서 추천해 주었습니다.
▶ 의사 - 민중의술 단체의 말만 믿고 함부로 약을 구입했단 말입니까?
▷ 환자 - 그래도 그 이전에 먹었던 어떤 약보다도 좋았습니다.
▶ 의사 - 그 이전까지는 무슨 약을 먹었습니까?
▷ 환자 - <문민당>의 <영삼시럽>, <국민제약>의 <대중환> 등을 먹었습니다.
▶ 의사 - 효험이 있었습니까?
▷ 환자 - 어느 정도는요. 그렇지만 입에서 냄새는 자꾸 나오고 설사도 계속되었습니다.
▶ 의사 - 내가 알기로는 <영삼시럽> 정도의 지사제면 설사는 곧 멈추는 것으로 듣고 있었는데요?
▷ 환자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복용했습니다. 특히 <문민당> 초기 제약인 <금융실명> 알약은 설사 뿐만 아니라 소화불량까지 치료가 되는 듯 했습니다만 워낙에 지병이 깊어서인지 증세는 완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문민당>은 국민주를 모집해서 설립된 최초의 제약회사였기 때문에 <영삼시럽>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 의사 - 설사가 계속되었다면 문제가 심각했을 텐데 어땠습니까?
▷ 환자 - 극심한 탈수로 쓰러지기 직전에 <대중환>을 먹고 살아났습니다.
▶ 의사 - <대중환>이라면 <국민제약>의?
▷ 환자 - 맞습니다. <국민제약>은 <문민당>의 생산시설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아이엠에푸대학의 연구진을 대폭 초빙하여 <대중환>을 만들었기 때문에 <영삼시럽>보다 효과가 월등했지요.
▶ 의사 - 지병이 다 낳았겠네요?
▷ 환자 - 어느 정도는요. 그렇지만 워낙에 뿌리가 깊고 오래된 병이라 근치는 힘들어요.
▶ 의사 - 아까부터 지병, 지병 하시는데 어떤 병입니까?
▷ 환자 - 설명하자면 길어요.
▶ 의사 - 말씀해 보세요.
▷ 환자 - 사실은 어린 나이에 강간을 당했어요.
▶ 의사 - 충격이 컸겠군요? 강간범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 환자 - 알다마다요. 쪽바리들이지요.
▶ 의사 - 아, 그 악명 높은 <대동아파> 조폭 말입니까?
▷ 환자 - 그놈들은 우리를 강간하고도 모자라서 식모로 부려먹기 까지 했어요.
▶ 의사 - 우리라면 또 누가?
▷ 환자 - 자매가 똑 같이 당했어요. 동생은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있어요.
▶ 의사 - 그러면 당신은 강간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군요?
▷ 환자 - 천만에요. 오히려 동생은 비록 고생은 하고 있지만 정신적 고통은 극복했을 겁니다.
▶ 의사 - 그래요? 어디 한번 자세하게 말씀해 보세요.
▷ 환자 - <대동아파>깡패들이 미군헌병들에게 잡혀가고 난 뒤 우리는 각각 다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 의사 - 왜요? 자매가 같은 병원에 입원하면 좋았을 텐데.....
▷ 환자 - 그러게 말이에요. 나는 미군이 운영하는 <군정병원>에, 동생은 소련군이 감시하는 <사회주의 노동자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말이 입원이지 사실은 수용되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거에요.
▶ 의사 - 당신들이 원해서 입원한 것이 아니고?
▷ 환자 - 원하다니요? 깡패들을 쫓아낸 미군이 우리 집에 찾아와서는 방 한가운데에다 선을 긋더니 우리더러 그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때마침 동생은 방 윗목에 나는 아랫목에서 자고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우리는 지금까지 그 선을 넘지 못하고 있어요.
▶ 의사 -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아니 같은 방 안에서 선하나 그었다고 그걸 넘지 못해요?
▷ 환자 - 그러니 기가 찰 노릇이지요. 지금은 선이 아니라 아예 칸막이를 쳐서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요.
▶ 의사 - <군정병원>에는 어떻게 입원하게 됐어요?
▷ 환자 - 입원이 아니라 수용이라니까요. 미군들이 찾아와서 불결하다며 온 집안에 <반공DDT>를 뿌리더니 나를 <군정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강제로 입원을 시켰습니다.
▶ 의사 - 미합중국이 세운 <군정병원>이니까 치료는 물론 완벽했겠지요?
▷ 환자 - 모르시는 말씀 마세요. 강간당한 ▷ 환자 아랫도리에 분유와 초클릿만 처바르는 것이 무슨 치료입니까? 더구나 <군정병원> 간호사들은 쪽바리에게 강간당할 때 내 팔다리를 붙잡고 강간을 도와주던 놈들이라 울화가 치밀어서 잠을 이룰 수 없었지요.
▶ 의사 - 그럼 동생은?
▷ 환자 - 어느 날 동생 스스로 소련군이 빌려준 페인트로 대문 왼쪽을 빨갛게 칠하더니 기다란 이름의 <사회주의 노동자 쉼터 병원>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고서는 밤낮 주야로 소련군과 알아듣지도 못할 토론만 벌이더군요. 당시는 서로 말도 못하게 했으니 무슨 치료를 받는지 몰랐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소련군이 고문으로 있는 <사회주의 노동자 병원>에서 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 의사 - <군정병원>에서는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았나요?
▷ 환자 - 말씀드렸잖습니까? 아랫도리에 초클릿만 바르더라고.
▶ 의사 - 퇴원은 시켜주던가요?
▷ 환자 - 화병만 잔뜩 키워가지고 퇴원을 했지요. 그런데 퇴원하고 보니 또 환장할 일이 벌어졌어요?
▶ 의사 - 환장할 일이라니?
▷ 환자 - 아, 글쎄, <군정병원> 간호사들이 주축이 되어서 <단독제약>을 설립하더니 <군정병원> 창고에서 가져온 <반공DDT> 가루를 동네 우물에다 살포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때 내 몸에 축적된 <반공DDT>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부가 이 모양 이 꼴입니다. 날씨가 추우면 피부가 갈라져서 피가 나고 여름이면 곪아터져서 고름이 흐릅니다.
▶ 의사 - 동생은 그 우물물을 마시지 않았나요?
▷ 환자 - 소련군이 가로막는 바람에 동생은 우물 근처에도 못 갔지요. 그러나 동생은 동생대로 소련에서 가져온 붉은 녹물만 마시더니 눈알이 빨개져서 그만 시력을 잃고 말았어요.
▶ 의사 - 그렇다면 처음부터 당신이나 동생 모두 마시지 말 걸 그랬어요?
▷ 환자 - 우물이 한 군데 뿐인데 그 물을 안마시고 어떻게 살아요.
▶ 의사 -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자매군요.
▷ 환자 - 더 기구한 것은 <단독제약>의 뒤를 이은 <3공신약>과 <유신제약>의 <박통구리무>와 <긴급조치탕>을 바르거나 마셔야 하는 것이었어요.
▶ 의사 - <단독제약>의 뒤를 <장면제약>이 이어받지 않았나요?
▷ 환자 - 그랬지요. 그러나 <장면제약>은 제조능력의 문제가 있어서 곧바로 <3공신약>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고 말았어요. <3공신약>팀들은 원래는 제약회사와는 거리가 먼 군인들이었는데 한밤중에 총칼을 들고 회사로 난입하여 말하자면 경영권을 강제로 탈취한 겁니다.
▶ 의사 - <3공신약>의 <박통구리무>는 내복약이 아니고 연고제인데?
▷ 환자 - 맞습니다. 옛날 동동구리무 비슷한 크림종류인데 <반공DDT> 후유증으로 갈라진 피부에 무조건 발라야 했습니다. <반공DDT> 후유증은 곧 반공 알레르기 증세로 취급되는 관계로 곪은 종기위에다 <박통구리무>를 두껍게 발라서 알레르기 증세를 감추지 않으면 관공서나 공항, 중요 기관에 출입할 수가 없었지요.
▶ 의사 - 그건 그렇고 <긴급조치탕>은 탕약이 아닙니까?
▷ 환자 - 그렇지요. <유신제약>은 서구식 제약공법을 탈피하여 한국전통방식으로 제조했다고 하면서 어느 날 집으로 찾아와서는 강제로 마시게 했어요. 어찌나 뜨겁던지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졌지요.....
▶ 의사 - 병세는 좋아졌나요?
▷ 환자 - 의사 선생님, 생각을 좀 해보세요. 곪아 터지기 직전인 종기 위에다 구리무를 잔뜩 발랐는데 나을 리가 있습니까? 그리고 거 뭡니까, <긴급조치탕>......도대체 무슨 약재로 조제를 했는지 몰라도 그 탕약을 억지로 마시고 난 이후부터는 온 몸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당장 혓바닥이 뻣뻣해져서 말도 못하지, 목이 굳어져서 고개조차 돌릴 수도 없고, 관절이란 관절은 모조리 통풍 증세가 나타나서 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했습니다.
▶ 의사 - 약이 아니라 숫제 독이었군요?
▷ 환자 - 그렇습니다. <대동아조폭>에게 강간을 당한 이후로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약을 먹지 못하고 몸뚱이는 점점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 의사 - <5공신약>과 <6공신약>에서 만든 약들은 어땠습니까?
▷ 환자 - <일해드링크>와 <보통파스>는 치료제가 아니었습니다. 약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드링크제였고 파스였죠. 피부 조직이 썩어가고 오장육부에 깊은 멍울이 진 울화병 ▷ 환자에게 드링크나 파스가 가당키나 합니까? 그나마 제대로 만든 드링크라면 영양가라도 있지 체육관에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동아조폭> 비슷한 깡패들이 협박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사먹었는데 성분이 흡사 <반공DDT> 같더라니까요.
▶ 의사 - <보통파스>는 어땠나요? 관절염이 심하다고 했는데....
▷ 환자 - <보통파스>는 일명 <물파스>인데 무색무취의 그야말로 맹물로 만든 <물파스>였죠. 그러니 무슨 효험이 있었겠습니까? 웃기는 것은 그 알량한 <맹물파스> 하나 사다 바르기 위해 <5공신약>이 동원한 깡패들이 쏘아댄 최루탄 가스를 얼마나 마셨는지 모릅니다.
▶ 의사 - 최루탄을 쏘았다구요? 왜요?
▷ 환자 - 앞으론 약을 내가 직접 선택해서 복용하겠다고 했지요. 더 이상 체육관에서 깡패들이 강매하는 약은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최루탄을 쏘아대며 지랄들을 해댔지요. 따지고 보면 <군정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약을 내손으로 직접 구입하여 복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의사 - 그렇다면 <맹물파스> 말고 다른 걸 구입하지 그랬어요? 당시 다른 약은 없었나요?
▷ 환자 - 많았지요. <대중환>도 그때 나왔고, <영삼시럽>도 있었지요. 아, 또 하나 <잔당제약>의 <유신탕>.... 성분이 <긴급조치탕>과 비슷한 것이었는데 워낙 <유신제약>의 중독성이 강해서 마비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을 겨냥해서 기획된 탕약이었지요. 지금도 그 비슷한 <유신향수탕>이 시판될 거라는 소문이 있습디다.
▶ 의사 - 이해가 안 됩니다. 그 많은 약 중에서 어째서 소용도 없는 <맹물파스>를 사다 발랐나요?
▷ 환자 - 이해가 안 되지요? 내 스스로도 이해가 안돼요. 그때 내 수중엔 제약회사 구입 쿠폰이 한 장 밖에 없어서 <영삼시럽>과 <대중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참이었는데 판촉전이 지나쳐서 상대방 제약의 생산시설을 서로 파손하는 바람에 유일하게 <보통파스>만 살아남아서 출시가 되었지요. 그때 서로 합작을 하거나 했으면 <맹물파스>는 물알로 가는 건데.......얼마 뒤 <영삼시럽>은 <보통파스>의 <6공신약>에 비참한 몰골로 팔려가더니 <문민당>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어서 <대중환>과 경쟁하여 공급권을 따냈습니다만 <영삼시럽>의 약효는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 의사 - 그럼 환자분의 병세를 호전시킨 결정적인 제약은 무엇입니까?
▷ 환자 - <노무현정>이지요.
▶ 의사 - 심한 탈수로 죽기 직전 <대중환> 덕분에 회생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환자 - 물론 <대중환>은 제 생명을 건져주었습니다. 더구나 <대중환>과 함께 처방된 안약 <햇볕당의정>은 동생도 함께 복용했는데 놀랍게도 동생의 시력까지 회복되는 바람에 우리 자매는 모처럼 서로간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대중환>의 약효는 경이,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지만 몸 속 깊이 자리 잡고서 썩어가던 농양은 <대중환>으로도 역부족이었습니다.
▶ 의사 - <반공DDT>로 인한 피부 종양이 몸속으로 파고들었단 말입니까?
▷ 환자 - <반공DDT>로 곪아터진 종양에 언제부턴가 <정경유착균>이 번식했나 봅니다. <정경유착균>은 몸속 깊숙이 파고드는 습성이 있어서 오장육부로 전파되고 급기야는 두뇌까지 감염되기 직전에 항생제 <노무현정>을 만난 것이지요.
▶ 의사 - 천만다행입니다. 농양에는 당연히 항생제를 복용해야지요.
▷ 환자 - 그래서 선생님께 확실한 처방을 좀 부탁합니다.
▶ 의사 - 항생제 <노무현정>을 계속 복용하시면 됩니다.
▷ 환자 - 아니, 선생님. 이제 <노무현정>은 생산이 안 된다니까요? 아까 말씀드렸는데......
▶ 의사 - 죄송합니다. 제가 깜빡했군요. 그러니까 또 다른 항생제를 처방해 달란 말씀이지요?
▷ 환자 - 네.
▶ 의사 - 농양이 없어졌는데 항생제를 쓸 필요가 있을까요?
▷ 환자 - <정경유착균>은 거의 박멸되었지만 얼마 전 혈액검사에서 신종 농양세균들이 검출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 의사 - 신종 농양세균이라면?
▷ 환자 - <지역당균>에다 <개혁트집잡균>, <진보사칭균>, <꼴보수잡균>, <종이언론균>등 하나 둘이 아니라서 걱정입니다. 특히 매일 설거지할 때 밥그릇에서 묻어나는 <나와바리균>까지 검출되었는데 워낙 내성이 강해서 <노무현정>같은 항생제로도 박멸이 잘 안 됩니다.
▶ 의사 - <노무현정>같은 고단위 항생제로도 박멸이 안 된다.......?
▷ 환자 - 네.
▶ 의사 - 그렇다면 천상 <유시민정>을 투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환자 - 네? <유시민정>을요? 너무 세지 않을까요?
▶ 의사 - 항암제처럼 머리가 빠지는 약간의 부작용이 따르겠지만 <유시민정>을 쓰지 않으면 당신의 농양은 완치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정경유착균>이 되살아날 지도 모릅니다.
▷ 환자 - 맙소사! 그러면 제 인생은 썩은 고름바다에 빠져 죽는 꼴인데.
▷ 환자 - 선생님, 확실한 처방을 좀 내려주세요.
▶ 의사 - 어디가 아픈데요?
▷ 환자 - 지금 현재론 크게 불편한 데는 없습니다. 그동안 곪았던 종기도 어느 정도 아물었고 허리 디스크나 관절도 이상이 없습니다. 특히 평생 나을 것 같지 않던 울화병도 이제는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 의사 - 그렇다면 별도의 처방을 받을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 환자 - 그렇지만 저는 한시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의사 - 그건 왜요?
▷ 환자 - 워낙 지병이 깊어서 약을 끊는 순간 온 몸의 피부 조직이 당장 곪아 터지고 울화병이 도지기 때문에 무슨 약이든 먹어야만 합니다.
▶ 의사 - 그럼 지금까지 복용해오던 약을 계속해서 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 환자 - 계속해서 약을 먹을 수가 없게 되어서 찾아 왔는데요?
▶ 의사 - 왜요? 담당 의사가 처방전을 안 끊어줍디까?
▷ 환자 - 그런 것이 아니고.....
▶ 의사 - 아니라면, 약값이 갑자기 올랐나요?
▷ 환자 - 차라리 약값이 오르기라도 했으면 괜찮지요.
▶ 의사 - 처방전도, 약값도 아니다? 계속해서 약을 먹지 못할 사정이란 게 대체 뭡니까?
▷ 환자 - 제약회사에서 더 이상 약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 의사 - 아니 왜요?
▷ 환자 - 원래 5년간만 한정생산하기로 하고 설립한 회사라 올해가 마지막 생산년도입니다.
▶ 의사 - 제약회사 이름이?
▷ 환자 - <참여제약>
▶ 의사 - 약은?
▷ 환자 - 항생제 <노무현정>입니다.
▶ 의사 - 아! <노무현정>......
▷ 환자 - 유명한 항생제이지요.
▶ 의사 - 글쎄요....너무 고단위라 함부로 처방을 잘 안 해주는 약인데...
▷ 환자 - 저는 지금까지 먹어 본 약 중에서 제일 효험이 좋던데요? 부작용도 없고......
▶ 의사 - 어느 의사가 처방해 주었습니까?
▷ 환자 - 의사가 아니고 <노사모>라는 민중의술 단체에서 추천해 주었습니다.
▶ 의사 - 민중의술 단체의 말만 믿고 함부로 약을 구입했단 말입니까?
▷ 환자 - 그래도 그 이전에 먹었던 어떤 약보다도 좋았습니다.
▶ 의사 - 그 이전까지는 무슨 약을 먹었습니까?
▷ 환자 - <문민당>의 <영삼시럽>, <국민제약>의 <대중환> 등을 먹었습니다.
▶ 의사 - 효험이 있었습니까?
▷ 환자 - 어느 정도는요. 그렇지만 입에서 냄새는 자꾸 나오고 설사도 계속되었습니다.
▶ 의사 - 내가 알기로는 <영삼시럽> 정도의 지사제면 설사는 곧 멈추는 것으로 듣고 있었는데요?
▷ 환자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복용했습니다. 특히 <문민당> 초기 제약인 <금융실명> 알약은 설사 뿐만 아니라 소화불량까지 치료가 되는 듯 했습니다만 워낙에 지병이 깊어서인지 증세는 완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문민당>은 국민주를 모집해서 설립된 최초의 제약회사였기 때문에 <영삼시럽>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 의사 - 설사가 계속되었다면 문제가 심각했을 텐데 어땠습니까?
▷ 환자 - 극심한 탈수로 쓰러지기 직전에 <대중환>을 먹고 살아났습니다.
▶ 의사 - <대중환>이라면 <국민제약>의?
▷ 환자 - 맞습니다. <국민제약>은 <문민당>의 생산시설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아이엠에푸대학의 연구진을 대폭 초빙하여 <대중환>을 만들었기 때문에 <영삼시럽>보다 효과가 월등했지요.
▶ 의사 - 지병이 다 낳았겠네요?
▷ 환자 - 어느 정도는요. 그렇지만 워낙에 뿌리가 깊고 오래된 병이라 근치는 힘들어요.
▶ 의사 - 아까부터 지병, 지병 하시는데 어떤 병입니까?
▷ 환자 - 설명하자면 길어요.
▶ 의사 - 말씀해 보세요.
▷ 환자 - 사실은 어린 나이에 강간을 당했어요.
▶ 의사 - 충격이 컸겠군요? 강간범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 환자 - 알다마다요. 쪽바리들이지요.
▶ 의사 - 아, 그 악명 높은 <대동아파> 조폭 말입니까?
▷ 환자 - 그놈들은 우리를 강간하고도 모자라서 식모로 부려먹기 까지 했어요.
▶ 의사 - 우리라면 또 누가?
▷ 환자 - 자매가 똑 같이 당했어요. 동생은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있어요.
▶ 의사 - 그러면 당신은 강간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군요?
▷ 환자 - 천만에요. 오히려 동생은 비록 고생은 하고 있지만 정신적 고통은 극복했을 겁니다.
▶ 의사 - 그래요? 어디 한번 자세하게 말씀해 보세요.
▷ 환자 - <대동아파>깡패들이 미군헌병들에게 잡혀가고 난 뒤 우리는 각각 다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 의사 - 왜요? 자매가 같은 병원에 입원하면 좋았을 텐데.....
▷ 환자 - 그러게 말이에요. 나는 미군이 운영하는 <군정병원>에, 동생은 소련군이 감시하는 <사회주의 노동자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말이 입원이지 사실은 수용되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거에요.
▶ 의사 - 당신들이 원해서 입원한 것이 아니고?
▷ 환자 - 원하다니요? 깡패들을 쫓아낸 미군이 우리 집에 찾아와서는 방 한가운데에다 선을 긋더니 우리더러 그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때마침 동생은 방 윗목에 나는 아랫목에서 자고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우리는 지금까지 그 선을 넘지 못하고 있어요.
▶ 의사 -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아니 같은 방 안에서 선하나 그었다고 그걸 넘지 못해요?
▷ 환자 - 그러니 기가 찰 노릇이지요. 지금은 선이 아니라 아예 칸막이를 쳐서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요.
▶ 의사 - <군정병원>에는 어떻게 입원하게 됐어요?
▷ 환자 - 입원이 아니라 수용이라니까요. 미군들이 찾아와서 불결하다며 온 집안에 <반공DDT>를 뿌리더니 나를 <군정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강제로 입원을 시켰습니다.
▶ 의사 - 미합중국이 세운 <군정병원>이니까 치료는 물론 완벽했겠지요?
▷ 환자 - 모르시는 말씀 마세요. 강간당한 ▷ 환자 아랫도리에 분유와 초클릿만 처바르는 것이 무슨 치료입니까? 더구나 <군정병원> 간호사들은 쪽바리에게 강간당할 때 내 팔다리를 붙잡고 강간을 도와주던 놈들이라 울화가 치밀어서 잠을 이룰 수 없었지요.
▶ 의사 - 그럼 동생은?
▷ 환자 - 어느 날 동생 스스로 소련군이 빌려준 페인트로 대문 왼쪽을 빨갛게 칠하더니 기다란 이름의 <사회주의 노동자 쉼터 병원>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고서는 밤낮 주야로 소련군과 알아듣지도 못할 토론만 벌이더군요. 당시는 서로 말도 못하게 했으니 무슨 치료를 받는지 몰랐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소련군이 고문으로 있는 <사회주의 노동자 병원>에서 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 의사 - <군정병원>에서는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았나요?
▷ 환자 - 말씀드렸잖습니까? 아랫도리에 초클릿만 바르더라고.
▶ 의사 - 퇴원은 시켜주던가요?
▷ 환자 - 화병만 잔뜩 키워가지고 퇴원을 했지요. 그런데 퇴원하고 보니 또 환장할 일이 벌어졌어요?
▶ 의사 - 환장할 일이라니?
▷ 환자 - 아, 글쎄, <군정병원> 간호사들이 주축이 되어서 <단독제약>을 설립하더니 <군정병원> 창고에서 가져온 <반공DDT> 가루를 동네 우물에다 살포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때 내 몸에 축적된 <반공DDT>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부가 이 모양 이 꼴입니다. 날씨가 추우면 피부가 갈라져서 피가 나고 여름이면 곪아터져서 고름이 흐릅니다.
▶ 의사 - 동생은 그 우물물을 마시지 않았나요?
▷ 환자 - 소련군이 가로막는 바람에 동생은 우물 근처에도 못 갔지요. 그러나 동생은 동생대로 소련에서 가져온 붉은 녹물만 마시더니 눈알이 빨개져서 그만 시력을 잃고 말았어요.
▶ 의사 - 그렇다면 처음부터 당신이나 동생 모두 마시지 말 걸 그랬어요?
▷ 환자 - 우물이 한 군데 뿐인데 그 물을 안마시고 어떻게 살아요.
▶ 의사 -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자매군요.
▷ 환자 - 더 기구한 것은 <단독제약>의 뒤를 이은 <3공신약>과 <유신제약>의 <박통구리무>와 <긴급조치탕>을 바르거나 마셔야 하는 것이었어요.
▶ 의사 - <단독제약>의 뒤를 <장면제약>이 이어받지 않았나요?
▷ 환자 - 그랬지요. 그러나 <장면제약>은 제조능력의 문제가 있어서 곧바로 <3공신약>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고 말았어요. <3공신약>팀들은 원래는 제약회사와는 거리가 먼 군인들이었는데 한밤중에 총칼을 들고 회사로 난입하여 말하자면 경영권을 강제로 탈취한 겁니다.
▶ 의사 - <3공신약>의 <박통구리무>는 내복약이 아니고 연고제인데?
▷ 환자 - 맞습니다. 옛날 동동구리무 비슷한 크림종류인데 <반공DDT> 후유증으로 갈라진 피부에 무조건 발라야 했습니다. <반공DDT> 후유증은 곧 반공 알레르기 증세로 취급되는 관계로 곪은 종기위에다 <박통구리무>를 두껍게 발라서 알레르기 증세를 감추지 않으면 관공서나 공항, 중요 기관에 출입할 수가 없었지요.
▶ 의사 - 그건 그렇고 <긴급조치탕>은 탕약이 아닙니까?
▷ 환자 - 그렇지요. <유신제약>은 서구식 제약공법을 탈피하여 한국전통방식으로 제조했다고 하면서 어느 날 집으로 찾아와서는 강제로 마시게 했어요. 어찌나 뜨겁던지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졌지요.....
▶ 의사 - 병세는 좋아졌나요?
▷ 환자 - 의사 선생님, 생각을 좀 해보세요. 곪아 터지기 직전인 종기 위에다 구리무를 잔뜩 발랐는데 나을 리가 있습니까? 그리고 거 뭡니까, <긴급조치탕>......도대체 무슨 약재로 조제를 했는지 몰라도 그 탕약을 억지로 마시고 난 이후부터는 온 몸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당장 혓바닥이 뻣뻣해져서 말도 못하지, 목이 굳어져서 고개조차 돌릴 수도 없고, 관절이란 관절은 모조리 통풍 증세가 나타나서 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했습니다.
▶ 의사 - 약이 아니라 숫제 독이었군요?
▷ 환자 - 그렇습니다. <대동아조폭>에게 강간을 당한 이후로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약을 먹지 못하고 몸뚱이는 점점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 의사 - <5공신약>과 <6공신약>에서 만든 약들은 어땠습니까?
▷ 환자 - <일해드링크>와 <보통파스>는 치료제가 아니었습니다. 약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드링크제였고 파스였죠. 피부 조직이 썩어가고 오장육부에 깊은 멍울이 진 울화병 ▷ 환자에게 드링크나 파스가 가당키나 합니까? 그나마 제대로 만든 드링크라면 영양가라도 있지 체육관에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동아조폭> 비슷한 깡패들이 협박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사먹었는데 성분이 흡사 <반공DDT> 같더라니까요.
▶ 의사 - <보통파스>는 어땠나요? 관절염이 심하다고 했는데....
▷ 환자 - <보통파스>는 일명 <물파스>인데 무색무취의 그야말로 맹물로 만든 <물파스>였죠. 그러니 무슨 효험이 있었겠습니까? 웃기는 것은 그 알량한 <맹물파스> 하나 사다 바르기 위해 <5공신약>이 동원한 깡패들이 쏘아댄 최루탄 가스를 얼마나 마셨는지 모릅니다.
▶ 의사 - 최루탄을 쏘았다구요? 왜요?
▷ 환자 - 앞으론 약을 내가 직접 선택해서 복용하겠다고 했지요. 더 이상 체육관에서 깡패들이 강매하는 약은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최루탄을 쏘아대며 지랄들을 해댔지요. 따지고 보면 <군정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약을 내손으로 직접 구입하여 복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의사 - 그렇다면 <맹물파스> 말고 다른 걸 구입하지 그랬어요? 당시 다른 약은 없었나요?
▷ 환자 - 많았지요. <대중환>도 그때 나왔고, <영삼시럽>도 있었지요. 아, 또 하나 <잔당제약>의 <유신탕>.... 성분이 <긴급조치탕>과 비슷한 것이었는데 워낙 <유신제약>의 중독성이 강해서 마비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을 겨냥해서 기획된 탕약이었지요. 지금도 그 비슷한 <유신향수탕>이 시판될 거라는 소문이 있습디다.
▶ 의사 - 이해가 안 됩니다. 그 많은 약 중에서 어째서 소용도 없는 <맹물파스>를 사다 발랐나요?
▷ 환자 - 이해가 안 되지요? 내 스스로도 이해가 안돼요. 그때 내 수중엔 제약회사 구입 쿠폰이 한 장 밖에 없어서 <영삼시럽>과 <대중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참이었는데 판촉전이 지나쳐서 상대방 제약의 생산시설을 서로 파손하는 바람에 유일하게 <보통파스>만 살아남아서 출시가 되었지요. 그때 서로 합작을 하거나 했으면 <맹물파스>는 물알로 가는 건데.......얼마 뒤 <영삼시럽>은 <보통파스>의 <6공신약>에 비참한 몰골로 팔려가더니 <문민당>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어서 <대중환>과 경쟁하여 공급권을 따냈습니다만 <영삼시럽>의 약효는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 의사 - 그럼 환자분의 병세를 호전시킨 결정적인 제약은 무엇입니까?
▷ 환자 - <노무현정>이지요.
▶ 의사 - 심한 탈수로 죽기 직전 <대중환> 덕분에 회생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환자 - 물론 <대중환>은 제 생명을 건져주었습니다. 더구나 <대중환>과 함께 처방된 안약 <햇볕당의정>은 동생도 함께 복용했는데 놀랍게도 동생의 시력까지 회복되는 바람에 우리 자매는 모처럼 서로간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대중환>의 약효는 경이,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지만 몸 속 깊이 자리 잡고서 썩어가던 농양은 <대중환>으로도 역부족이었습니다.
▶ 의사 - <반공DDT>로 인한 피부 종양이 몸속으로 파고들었단 말입니까?
▷ 환자 - <반공DDT>로 곪아터진 종양에 언제부턴가 <정경유착균>이 번식했나 봅니다. <정경유착균>은 몸속 깊숙이 파고드는 습성이 있어서 오장육부로 전파되고 급기야는 두뇌까지 감염되기 직전에 항생제 <노무현정>을 만난 것이지요.
▶ 의사 - 천만다행입니다. 농양에는 당연히 항생제를 복용해야지요.
▷ 환자 - 그래서 선생님께 확실한 처방을 좀 부탁합니다.
▶ 의사 - 항생제 <노무현정>을 계속 복용하시면 됩니다.
▷ 환자 - 아니, 선생님. 이제 <노무현정>은 생산이 안 된다니까요? 아까 말씀드렸는데......
▶ 의사 - 죄송합니다. 제가 깜빡했군요. 그러니까 또 다른 항생제를 처방해 달란 말씀이지요?
▷ 환자 - 네.
▶ 의사 - 농양이 없어졌는데 항생제를 쓸 필요가 있을까요?
▷ 환자 - <정경유착균>은 거의 박멸되었지만 얼마 전 혈액검사에서 신종 농양세균들이 검출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 의사 - 신종 농양세균이라면?
▷ 환자 - <지역당균>에다 <개혁트집잡균>, <진보사칭균>, <꼴보수잡균>, <종이언론균>등 하나 둘이 아니라서 걱정입니다. 특히 매일 설거지할 때 밥그릇에서 묻어나는 <나와바리균>까지 검출되었는데 워낙 내성이 강해서 <노무현정>같은 항생제로도 박멸이 잘 안 됩니다.
▶ 의사 - <노무현정>같은 고단위 항생제로도 박멸이 안 된다.......?
▷ 환자 - 네.
▶ 의사 - 그렇다면 천상 <유시민정>을 투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환자 - 네? <유시민정>을요? 너무 세지 않을까요?
▶ 의사 - 항암제처럼 머리가 빠지는 약간의 부작용이 따르겠지만 <유시민정>을 쓰지 않으면 당신의 농양은 완치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정경유착균>이 되살아날 지도 모릅니다.
▷ 환자 - 맙소사! 그러면 제 인생은 썩은 고름바다에 빠져 죽는 꼴인데.
ⓒ 신선생
출처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9&uid=269373
먼저 밝혀 둔다. 난 아직도 노무현이 개같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국과 시대에 필요했던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는 파이다. 또한, 설령 노무현에 대한 평가를 한다고 하더라도 50년 쯤은 지난 뒤에 하는 것이 제.대.로. 된 평가라고 생각한다. 잡설 닥치고...
유시민이라...
사실 내가 노무현을 지지했던 이유, 그리고 아직도 지지하고 있는 이유 중에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유시민이다. 유시민이 없었다면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과감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딴지일보와 인터뷰를 했던 유시민, 자신은 노무현의 팬이라고 말하는 유시민. 그 모습에 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솔직해서, 정치 권력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밖에 보이지 않는 그의 소박한 소망.
그런데 유시민이 대통령을 한다라...
미안하지만 사양하고 싶다.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그는 분명히 대통령같은 것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물론 정치도 할 생각이 없다고 했고, 지금 정치인이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고, 시대가 그를 불러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인지 유시민만은 그러한 시대에 과감히 등을 돌리고, 시대가 요구하는 다른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
정치인 유시민보다, 정치 비평가 유시민이 그리워진다.
그의 독설은 비평가 일때 더욱 아름다웠다. 또한 정치인이 실제로 되어서 활동했는지라 그는 이른바 언행일치를 이룬 인물이고, 그가 비평가의 자리로 돌아온다면 그의 말은 자연스럽게 강한 영향력과 탄탄한 신임도를 가질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그런 정치 비평가 한 명 있을 때가 되어있지 않은가?!
하지만...그가....대선에 나간다면....그에게 투표를 하겠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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