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인문학. 최근 디지털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해외 학술 동향의 영향이든, 한국 대학교 인문학의 붕괴로 인한 탈출구 모색이든, 디지털인문학을 새로운 키워드로 잡고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인문학에 대한 열기의 상승과 동시에 해외 디지털인문학에서의 화두 중에 하나가 한국에서도 출현하고 있다. 



"누가 들어와야 되고, 누가 나가야 하는가?(참고 "The Digital Humanities Moment")" 



디지털인문학은 "디지털 방법론에 입각한 새로운 인문학 연구"을 말하는가?! 맞다.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며, 디지털인문학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인문학은 "디지털 시대에 인간이 살아가는 철학에 대한 연구"을 말하는가?! 맞다. 본인으로서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영역이지만, 인문학의 연구주제로써 "디지털"을 상정하는 것도 넓은 범위에서의 디지털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인문학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교육방법론"을 말하는가?! 맞다. 후속세대를 위한 교육은 언제나 인문학의 핵심 중에 하나였고, 현재는 디지털인문학의 핵심연구분야는 아니지만, 근시일내에 핵심주제로 부상하리라 생각하는 영역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인문학의 정의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이나 디지털 방법론에 대해서 일자무식이고, 이를 배울 의지조차 없는 이들이 말하는 디지털인문학은 거부한다. 더 쉽게 말해서, 논어 한 번 읽어보지 않고 공자의 사상을 논할 수 없는 것처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조차 한 번 해보지 않고, 기존의 아날로그 시절의 경험에 의거한 디지털 시대의 인간의 삶에 관한 연구는 어떻게 생각해도 인정할 수 없다. 본인은 스마트폰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휴대폰 APP을 만들라는 행위는 교육자로서의 소양마저 의심스럽다.


물론 인문학자에게 정보학자 수준의 디지털 기술이나 디지털 방법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정보학자와 "말이 통하는 수준"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실제 융합 프로젝트 수행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구체적으로 본인으로서는 최우선적으로 DATA가 무엇이고, DATA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관리해야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분석 혹은 시각화 혹은 그 외의 디지털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분야는 그 분야에 특화된 정보학자나 디자이너들에게 맡겨도 된다. 그러나 인문학 DATA의 구축과 운영은 정보학자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분야이며, 동시에 분석과 시각화의 토대가 된다는 면에서 최소한의!! 정말!!! 이것만이라도 하자라는 의미에서 DATA을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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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에서 돌아와서 그 동안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

무엇보다....타이완보다 너무 춥습니다....추워요...ㅠㅠ


넓기만 하고 제약이 없으면 저속한 학문이오.

제약만 있고 넓지 못하면 이단이다.


“博而不約俗學也約而不博異端也”(明 劉宗周《論語學案》卷三上論)


디지털 인문학은 현재 넓기만 하고 제약은 없다. 물론 신흥학문으로서 제약이 없다는 것은 학문발전에 원동력이 되기는 하지만, 이제는 제약을 가져야 한다. 하다못해서 지금보다는 명확한 정의와 범위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속한 학문"일 수 밖에 없다.


디지털 인문학의 정의와 범위를 지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넓게 잡아서 발전을 보장하려고 하면 너무 허황될 수도 있고, 좁게 잡아서 학문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하려고 하면 미래를 망칠수 있다. 하아...쉽지 않다.


현재 정의왕(正义网)에서는 2009년도 1월부터 11월 30일 사이에 크게 부각된 중국의 영웅을 선정하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2009년도 중국정의인물(2009年度中国正义人物)입니다. 정의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사회가 정하는 주관적인 기준임을 생각할 때, 현재 중국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정의"에 대한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해당 투표는 12월 말까지 진행되지만,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상위 3명은 확정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상위 3명을 통해서 2009년도 중국의 정의는 무엇인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히어로는 어떤 인물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조폭과의 전쟁중인 경찰 - 왕리쥔(王立军)

한국에서 요즘 "민중의 지팡이는 개뿔. 몽둥이로 시민이나 치지 마라"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심한 곳이 있다면 제가 체험한 범위에서는 중국 경찰입니다. "정부의 개이면서 폭력조직과도 연계가 되어 온갖 불법을 다 저지르고 다니는 개새끼들"이 바로 중국 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투표에서는 가장 높은 표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경찰입니다. 최후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리쥔은 20여년간 경찰을 해오고 있으며, 동시에 박사생을 지도할 자격을 갖춘 국제법과 범죄심리학의 전문가입니다.  총칭(重庆)공안국 당서기, 국장등의 총칭 치안조직의 최고 수장이 된 이후로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11월 15일까지 2905명을 검거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는 160여명의 핵심조폭간부는 물론 조폭과 관계가 있는 20여명의 공무원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경찰...아니 중국정부에 만연해 있는 부패가 한두명의 힘으로 고쳐질지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썩은 물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영웅이 일단은 나타났습니다[각주:1].


2)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 아이를 살린 장강대(长江大)학생들.

대학생 신입생을 3명[각주:2]은 10월 24일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러 장강에 뛰어들었다가 아이를 살리고 죽었습니다. 죽은 3명의 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장강대학교 학생들 모두가 인간끈을 만들며 구조를 하려 열심히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특히 80년대생보다 더욱 더 자기중심적이라는 90년대생들에 대한 상당한 인식의 전환을 가지고 왔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아이을 구해낸 대학생들의 정신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지만, 그 행동이 무모했음은 당연히 지적을 하여야 하며, 대학생들의 희생정신에 덮여서 정작 정부의 안전대책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함부로 사람을 구하러 물에 뛰어들면 안됩니다. 더욱 구체적인 사항은 물놀이 안전요령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무모하게 뛰어들면 그냥 같이 죽을 뿐입니다.


3) 억울한 일에 손가락을 짜른 쑨중지에(孙中界)와 가슴을 연 쟝하이차오(张海超)

순중지에는 상하이 사람으로 중국인터넷 10대사건에 오를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바로 상하이 "
낚시 검거钓鱼执法"의 주인공입니다. 2009년 10월 14일 그는 회사차를 몰고 가다가 좋은 마음으로 길거리에서 사람을 태워주었습니다. 그런데 상하이 교통경찰은 그에게 "불법택시운영[각주:3]"의 죄목으로 차량을 압수하고 처벌을 가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왼손 새끼손가락을 자르며 결백을 주장하였고, 인터넷 여론의 압력속에서 그는 결국 무죄처리를 받게 됩니다.

위험을 각오하고 자신의 폐를 가른 쟝하이차오도 빠질 수 없습니다. 그는 2004년 6월부터 졍조
우(郑州)의 공장에서 3년을 일하였습니다. 분진과 먼지가 많이 날리는 공장에서 일하다 보니 그의 폐가 망가지게 되었습니다[각주:4]. 그런데 정작 직업병을 증명해줄 공인기관에서는 단순한 폐결핵이라고 진단을 하였습니다. 2009년 6월 그는 한 병원에서 자신의 폐를 열고 직업병임을 증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국가에서는 직업병 정식증명은 일반 병원이 아닌 지정된 곳의 증명서만을 인정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싸이트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2009년 11월 13일 쳥두(成都) 한국의 용산강제철거를 연상시키는 일에서 탕푸젼(唐福珍)이 분신자살을 한 사건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용산사태처리과정과는 다르게 북경대학교 학자 5명[각주:5]의 공개적으로 "철거법"에 대하여 수정요구를 하였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현재 수정작업중에 있습니다[각주:6].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도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분신행위와 같은 위의 행위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해야만 되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숙연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군요.


총평 :
전체적으로 현재 중국인의 정의에 대한 관념은 너무나 극단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중국사회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분신이 만연해 있는 한국사회를 생각하면 그냥 중국의 현재 모습만이 아닌 한국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난세는 영웅을 부르고, 영웅은 난세를 부릅니다. 영웅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혼탁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만약 경찰이 본분을 다했다면? 물놀이 안전이 시스템적으로 보장되었다면?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사회라면 과연 영웅이 있을 수 있을까요? 영웅은 없어야 됩니다. 영웅은 슬픔의 상징일 뿐입니다.

더 이상의 논평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스스로는 위의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2009년 한국의 히어로를 뽑는다면 누가 좋을까요? 무엇보다 그 히어로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1. 몇몇 중국네티즌은 이 사람이 1등을 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시스템적인 조작이라고 말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일단 그런 가능성은 배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문으로]
  2. 陈及时、何东旭、方招均 [본문으로]
  3. 黑车经营 [본문으로]
  4. 진폐(塵肺)증 [본문으로]
  5. 沈岿、姜明安、王锡锌、钱明星和陈端洪 [본문으로]
  6. 잠시 감정적으로만 말하겠습니다. 야! 서울대! 대체 머하냐? 지식인으로서의 권리만 향유하고 의무는 내팽겨쳤냐? 하나만 묻고 싶다. "왜 공부했니?" 이명박 정부? 그들에게는 원래부터 일말의 희망을 품지 않았기에 실망도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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