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개인적으로는 당시 올림픽 성화점화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저 경기장 한쪽에 우두커니 서있는 성화대를 보면서 사다리나 계단도 없이 어떻게 올라가서 성화를 점화할까에 많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손기정옹이 성화를 들고 스타디움에 나타났고 그 성화를 이어받은 주자는 눈물겨운 ‘라면과 우유 발언’으로 화자가 된 육상선수 임춘애였습니다. 그리고 성화대 앞에서 세 명의 일반인들에게 최종 성화가 건네졌었고 이내 최종 성화주자들은 성화대에 설치돼 있던 리프트를 타고 성화대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성화 점화는 이전까지 올림픽에서는 절대로 없었던 형태였습니다. 서울올림픽이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당시 IOC(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사마란치는 이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개막식을 지켜보던 전 세계의 사람들도 이 성화점화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하는군요. 출처 : 엑스스포츠뉴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원래의 최종점화자는 손기정옹이었으나 사전에 이 사실이 새어나가서 급하게 조정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올림픽 성화 최종 점화자는 상당한 상징성를 보여주며, 동시에 그것을 맞추는 세계인들의 흥미를 돋구는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에는 7살짜리 꼬마였던지라 구체적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아있는 최종 성화 점화자는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의 무하마드 알리였습니다.
그의 전성기를 보지 못한 저에게도 기록영상을 통하여, 그리고 구전되는 전설인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라는 말을 세뇌되다 싶이 들었던 권투선수입니다. 그런 전설적인 알리가 파킨슨 병으로 손을 덜덜 떨면서 성화를 봉송하는 장면은 한 편의 명작을 보는 것과 같은 감동을 저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베이징 올림픽의 최종 성화 점화자는 누구일까요? 중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것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 지금 현재까지의 가능성들을 검토해보고 그 중에서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정해 보겠습니다.
현재 올림픽이라는 이미지와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모두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의 네티즌들에 의해서 거론되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요?
리우시앙(刘翔)은 중국의 단거리 육상선수입니다. 아테네 올림픽 110미터 허들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취약했던 중국의 육상의 희망입니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 후진타오나 야오밍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의 꽃은 마라톤과 같은 육상종목이라는 것은 오랜 전통의 힘일 것입니다. 그리고 리우시앙은 그러한 육상종목의 스타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었지만 이미 성화봉송에 참여했으므로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떵야핑(邓亚萍)은 탁구 선수입니다. 탁구는 비록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국가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떵야핑은 이러한 탁구 선수중에서도 유명한 선수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올림픽준비위원회 소속이며, 이미 성화봉송에 참여했으니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청롱(成龙 성룡) 에 대한 설명은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는 비록 연예인이지만, 출신이 중국 무술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것을 벤치마킹하여서 중국 무술을 정식 종목화 하려는 와중에 그는 커다한 상징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 그가 활동한 것들은 중국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연예인의 이미지라는 점과 이미 성화봉송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야오밍(姚明)은 중국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거나, 농구를 좋아하는 분은 당연히 아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NBA 휴스턴 로켓츠에서 뛰고 있으며, 신장이 2.26미터에 달하는 농구 선수입니다. 그의 인기는 리우시앙과 젊은층의 1~2위을 다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는 비록 젊은층에게는 인기가 있지만 올림픽에서 농구는 핵심 종목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올림픽의 핵심 종목은 육상, 수영등과 같은 기초 종목입니다. 또한 그는 젊은층의 인기를 얻고 있고, 중국인이 미국에 가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미국을 누르는 중국인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젊은층만의 성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베이징 지역의 성화봉송에 참여했습니다.
상란(桑兰)은 원래 체조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1999년 경기중 불의의 사고로 평생 휠체어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꺽이지 않습니다. 2000년 장애인 올림픽의 성화주자로 뛰게 됩니다. 2002년에는 북경대학교 신문방송학과가 그 동안의 전통을 깨버리고 그녀를 무시험합격을 시키게 됩니다. 2007년부터는 블로그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국올림픽 위원회 홈페이지의 특약 기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녀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은 각별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노력하는 인간을 보여주고자하는 올림픽의 정신에도 어울립니다. 안타깝게도 베이징 지역 성화봉송에 참여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많이 안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녀야 말로 올림픽 정신을 잘 보여주는 중국의 상징 중에서도 상징이었는데 말입니다.
쉬하이펑(许海峰)은 1984년 사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사격 선수입니다. 그리고 이 금메달은 중국의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사격 코치가 된 이후로도 그의 제자들이 다시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하였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손기정옹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쪽은 단순한 기쁨이고 손기정옹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손기정옹을 생각하듯이 중국인들도 쉬하이펑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수로 코치로 활동한 그가 최종성화점화를 하여도 무엇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격이라는 종목은 그리 인기있는 종목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도 이미 성화봉송에 참여했습니다.
이쯤 되면 머냐?! 다들 이미 성화봉송에 참여했으니 싹다 가능성이 없는것 아냐?!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온갖 가능성을 모두 검토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후진타오나 쉬진핑과 같은 정치지도자가 최종 점화를 하면 온갖 욕설을 먹을 것이 분명하니 중국이 미치지 않고서는 그러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경제인사가 참여하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그런 의미로 역시 84년 체조 금메달 리스트였지만, 은퇴이후 체육상품쪽으로 진출한 리닝(李宁)도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올림픽으로서의 상징성이 약한 다이빙선수 꾸어찡찡(郭晶晶)도 제외했습니다. 탁수 선수 왕난(王楠)도 가능하겠지만 역시 이미 참가했습니다. 야오밍이 있는데 조금 떨어지는 경력의 이찌엔리엔(易建联)도 넘깁니다. 푸밍샤(伏明霞)도 상징성이 약해보여서 제외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가능성은 무엇일까요? 1984년 LA 올림픽 여자 배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중에 주력 선수 5명이 함께 올림픽 성화대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최초의 단체전 금메달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하나가 아닌 여럿이 다 함께 한다는 의미를 선전 할 수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LA 여자 배우 선수단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누가 최종 성화 점화자 일거 같습니까? 다 같이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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