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언어를 배우려고 시작하는 한국 사람들의 목표는 언제나 현지인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목표가 과연 필요할까? 물론 현지인 수준으로 한 언어를 구사한다면 나쁠 것은 없다. 문제는 그 수준이 되기 위해서 투자해야되는 돈과 시간들이다. 유럽 여행하러 간다고 영어, 불어, 스페인어, 터키어, 이탈리아어 등등을 모두 현지인 수준으로 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떤 언어를 시작할 때에는 자신만의 목표를 분명히 하자.
좀더 세분화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언어는 크게 듣기와 말하기로 대변되는 회화와 독해, 그리고 작문로 구별된다. 언어학에서는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순으로 배우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듣기와 말하기는 회화에서는 모두 필요한 내용이기에 같이 묶어서 설정하는 것이 편하다.
그리고 회화와 독해, 그리고 작문의 목표를 어느 정도 잡을 것인지 명확하게 하자. 해당 분류에는 일정한 단계가 있다. 회화의 경우, 여행회화 - 생활회화 - 전문회화 - 통역사 수준이 있다. 그리고 읽기에는 만화책 - 전공서적 - 신문 - 문학소설 수준으로 구별한다. 여기서 왜 전공서적이 일반 서적보다 더 쉬운가라고 물어보실 분이 있을지도 몰라서 부언 설명을 하자면, 전공 서적의 경우 해당 전공의 특수 용어를 제외하면 문법에 어려운 것이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해당 전공 용어를 어느 정도만 알고 있어도, 독해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것은 누가 머라고 해도 문학 소설이다. 문학소설안에는 그 언어환경의 모든 역사와 문화가 스며들어 있기에 문학 소설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독해실력은 이미 현지인 수준이라고 말해도 무방한 것이다. 작문의 경우 일상수필 - 전공논문(회사서류) - 문학소설급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본인의 경우, 중국에서 공부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회화, 독해는 중국인 수준을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하지만 작문의 경우 전공논문 수준만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도 해당 수준에 도달하려면 멀고도 멀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일본어의 경우, 생활회화 수준과 전공서적을 볼 수 있는 독해 실력만을 생각하고 있다. 작문의 경우 전공논문수준이면 좋겠지만, 일단은 일상 수필이 목표치이다. 영어의 경우 생활회화 - 전공서적이고, 전공논문수준까지 작문을 해야되겠지만 심히 힘들것 같다. 러시아어의 경우 여행회화 - 전공서적이고, 작문은 포기이다. 위의 본인의 예는 단지 하나의 예일 뿐이다. 하지만 이처럼 일정한 목표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쓸데 없는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물론 언어를 현지인 수준으로 잘 하면 좋기는 하다. 하지만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너무나 욕심히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욕심을 줄여라. 그러면 더욱 즐겁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오히려 이러한 정확한 목표가 있다면 더욱 빠르게 언어를 습득해나갈 수 있다. 특히 본인처럼 언어적 재능이라고는 개뿔도 없는 사람들은 이 점을 꼭 명심하여야된다. 세상에는 언어적 천재들이 분명히 있다. 매우 쉽게 언어를 습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소수일뿐이다. 재능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목표를 세분화 하면 이렇게 공부할 수도 있다. 본인의 일본어 회화의 목표는 생활회화수준이다. 그렇다면 너무나 엄격하게 발음을 연습을 할 필요가 없다. 일상회화에서 어느 정도의 발음 문제는 커버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해의 목표는 전공서적이고, 본인 전공에 나오는 일본 한자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가지고 그 곳에 나오는 한자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어의 경우, 본인은 중국인 수준으로 해야되는 상황인지라 정확한 발음과 정확한 언어구사, 그리고 그 외에 사자성어, 당시, 고전 및 여러가지 중국 특유의 유행하는 문장이나 단어도 알아야 된다.
정리하자면 :
목표 분류 : 회화, 독해, 작문
회화의 수준 분류 : 여행회화 - 일상회화 - 전문회화 - 통역사
독해의 수준 분류 : 만화책 - 전공서적 - 일반서적(신문) - 문학작품
작문의 수준 분류 : 일상수필 - 전공논문(회사서류) - 문학작품
* 해당 사항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마음대로 분류한 것이다. 더욱 세분화 시키는 분류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스스로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그에 맞는 학습법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욕심을 버려라. 쓸데 없는 욕심은 해당 언어를 공부하는 의욕만 저하시킬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언어를 현지인 수준으로 쉽.게. 터득할 수 있다면 이렇게 목표 분류하고 설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언어 천재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일반인들이다. 본인이 천재가 아니라면, 한계를 인정하라.
그래도 굳이 굳이 현지인 수준으로 구사하겠다면 힘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멍청한 본인은 그냥 목표를 정하고 그정도로만 만족하고 다른 일을 할 것이다. 언어는 나를 다른 세계와 만나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니까 말이다.
부언하자면, 목표를 정했으면 우둔하고 미련하게 그리고 집중적으로 그 언어를 공부하라. 한 문장을 100번을 쓰면 바보라도 그 문장을 기억할 수 있다. 한 문장을 1시간 내내 반복해서 말을 하면 그 문장이 입에 붙어 버릴 수 밖에 없다. 일견 미련해 보이지만, 이런 방법이야말로 언어의 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쉬지 마라. 집중적으로 몰아쳐서 언어를 공부해야된다. 한달 열심히 공부하고 일주일을 놀면, 그 동안 배웠던 것들을 까먹게 된다. 이 부분이 현지 유학의 좋은 점 중에 하나이다. 놀고 싶어도 주변 환경이 놀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언어를 쓰게 만들어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