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초부터 중국은 언론자유의 문제로 소란스럽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시사주간지 남방주말(난팡조우모 南方周末)의 중국에서 실제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헌법이 제 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중국의 꿈, 헌정의 꿈>(中國夢,憲政夢)의 신년사설이 공산당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편집되었다.
남방주말의 경영진 및 기사들은 이 사태를 중대한 언론통제로 규정하고 매일매일 강력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특색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대중매체에서는 이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지만, SNS을 비롯한 다양한 민간매체를 통하여 단순히 신문에 대한 자유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발표된 전면적인 인터넷실명제 정책실시까지 연계되면서 전체적인 언론자유에 대한 이야기로 그 화두가 점차 커져가고 있다.
중국정부는 남방주말의 사설에 전혀 간섭한 적이 없으며, 중국에는 신문을 통제하는 어떠한 제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관방신문들은 오히려 남방주말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사실을 날조하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남방주말이 단순한 주간지가 아니라 중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주간지 일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독자층이 대학교수를 비롯한 사회리더계층이며, 무엇보다 남방주말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임도는 중국정부에 대한 신임도를 월등히 앞서나가기에 누구도 중국정부의 말을 믿고 있지 않다.
추후 남방주말사건은 중국정부의 각고의 노력으로 조용히 묻히기는 하겠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정부도 언론자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완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물론 반대로 더욱 더 언론을 억압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중국정부에 대한 더욱 큰 압력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중국최대의 인터넷언론매체인 시나의 경우 중국정부의 입맛에 맞추어 남방주말사건을 공.식.적.으로는 보도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스트에그와 같은 방식으로 남방주말사건을 지지하고 있다. 오늘의 신문 앞글자를 이어보면 "남방주말 화이팅!南方周末加油"가 된다.
이 사태를 한국에서 지켜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한국에는 왜 남방주말과 같은 언론매체가 없느냐는 것이다. 언론인을 꿈꾸는 모든 젊은이들이 1순위로 가고 싶은 언론사.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그들의 구호인 "이곳에서 중국을 읽을 수 있다"를 벗어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사. 언론탄압의 대명사 중국정부조차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붓의 힘을 쌓아온 언론사. 그리고 그 무엇보다 그런 언론사를 믿고 지지해주는 수 많은 독자들.
조중동이야 이미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를 참언론이라고 말하면서 진실보다는 정치색에 물들은 한국의 소위 진보언론을 보고 있노라면 중국의 남방주말이 너무나 부러울 뿐이다. 진보의 종편을 이야기 하기 전에 자신들이 "모든 국민"들을 향하여 이야기 하는 방법이 무엇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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