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子曰:
兵者,國之大事,死生之地,存亡之道,不可不察也。

손무孙武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군사(군대 또는 전쟁에 관련된 모든 일들)는 국가의 중대사이다. 병사들의 삶과 죽음이 결정되며, 국가의 존망까지도 결정되기에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3.1.1. "손자 가라사대 孫子曰"
손자는 모든 편은 "손자 가라사대孫子曰"로 시작하고 있다. 이 부분은 보통 무시되기는 한다. 손자 말고도 공자, 노자, 순자등등의 이름을 보면 당시의 사람들은 "자"로 끝나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당시의 자子는 성인남성을 뜻하는 접미사였다. 지금의 "님"과 같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 붙이는 말이었던 것이다. 자子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대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춘추전국시대나 그리스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당시에 완벽한 직접적인 민주주의을 실시했다고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철처한 신분제의 사회였다. 국인国人이라고 불리는 일반 사람들의 아래에는 평생 노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하층민 혹은 노예들이 있었다. 일반사람들은 제한적으로 국왕에게도 직접적으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었지만 하층민과 노예들에게는 그런 권리가 없었다. 자子는 그런 국인들이라는 권력층에 붙이는 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子는 단순히 일반사람이라는 뜻만은 아니다. 마치 "아줌마"라는 말이 처음에는 결혼을 한 여성을 뜻하였지만, 지금은 악착같고 철면피 같은 결혼한 여성을 뜻하는 단어가 된 것과 반대로 자子는 점차 "선생님"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의 의미을 담아서 붙이는 칭호가 되었다. 손자 가라사대라는 말은 "손무孙武 선생님이 말씀하시길"라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의 대부분의 언행을 기록한 문헌들은 모두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수업시간에 노트필기를 하는 것처럼 선생님이 말씀을 하시면 학생들이 열심히 필기를 했던 것이다. 다만 당시에는 필기를 할 수 있는 종이가 희귀하였기에 학생들은 필기를 하지 못하고 머리로 외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돌아가신 다음 학생들이 모여서 서로가 기억하는 것을 억지로 떠올리면서 선생님을 추모하며 글을 정리한 것이다.


3.1.2. 군사(군대 또는 전쟁에 관련된 모든 일들)는 국가의 중대사이다. 兵者,國之大事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은 군사(군대 또는 전쟁에 관련된 모든 일들)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고 있다. 처음부터 전쟁은 아이들의 소꼽놀이가 아니며 사람의 목숨이 달린 중요한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병兵은 본래 병기兵器을 말했다. 무기는 쓰는 사람은 병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병사을 뜻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기를 들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전쟁이기에 전쟁을 뜻하게도 되었다.

국가의 대사國之大事라는 말을 살펴보자. 춘추전국시대의 사람들에게 국가의 중대사는 두 가지가 있었다. 바로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와 지금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군사이다.(国之大事,在祀与戎《左传》成公十三年) 제사는 조상님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조상의 가호를 받아서 혈맥이 더욱 발전하기 바라는 것이기에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군사는 국가의 안전을 지켜야 되는 일이기에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공자는 비록 군사를 공부하지 않았지만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먹거리를 풍족하게 하고 튼튼한 군대를 양성하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足食,足兵,民信之矣《论语·颜渊》)이라고 하였다.(이런 의미에서 2009년 광우병사건은 바로 먹거리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어떻게 되는지 절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조조도 <손자간략해설孙子略解>의 시작부분에 공자의 이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자의 생각은 사실 조금 달랐다. 공자는 자공子贡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치3대 항목중에서 믿음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먹거리이고, 마지막이 군사라고 말하고 있다.  군대가 없으면 상대방의 침략에 죽을 수 밖에 없다. 먹거리가 없다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군대나 먹거리가 없어도 단지 죽을 뿐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사람의 죽음은 너무나 자주 발생하는 일이었고, 누구나 결국은 죽게 된다. 그렇기에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공자의 이런 생각은 중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강조된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모두들 부국강병富国强兵을 부르짖었다. 부국이란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강병이란 군사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특히 당시의 사람들은 군사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였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강력한 군대를 건설해야된다고 굳게 믿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비극이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싶이 춘추전국시대는 언제나 전쟁중이었던 시대였다. 그런데 내 손에 무기가 없으면 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특히 전국시대 말기로 갈 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그렇기에 갈관자에서는 하늘과 땅과 사람(天地人)이 있는데, 하늘과 땅은 멀고 사람은 가깝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람 중에서도 군사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하였다(人道先兵《鹖冠子·近迭》).
 

 3.1.3. 병사들의 삶과 죽음이 결정되며, 국가의 존망까지도 결정되기에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死生之地,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이 말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다만 나는 과거와는 조금 다른 해석을 했다.  삶과 죽음의 지역死生之地은 사는 지역과 죽음의 지역의 혼합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인 전장에서의 생사가 결정이 되고, 그 결과가 국가의 존망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구조라고 생각한다. 모든 군사행동은 정치의 연장선상이며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에 당연히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不可不察也. "<손자>에서는 사령관은 사람의 생사를 결정하는 신(司命)이라고 말한다. 사령관은 아군의 생사를 결정할 뿐만이 아니라, 적의 생사조차 결정을 한다. 그렇기에 사령관은 조심 또 조심 할 수 밖에 없다.

<손자>의 처음은 이처럼 강력한 경고로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에 대한 다양한 경고는 <손자>에서 끊이지 않고 나오는 특징이다.


본 글에 관련된 내용은 리링의 손자병법이란?을 참고해주십시오.
저는 여러분의 관심으로 번역을 한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 분량은 그마나 적다. 이 다음은 무지막지 길다. 그래서 아예 손대기 싫어질 정도로....
과연....다음 편은 언제쯤 올라올까?.....핵심은 여러분들의 관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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